네팔 하면 많은 분들이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올리시겠지만, 히말라야의 절경을 편안하게 감상하면서도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네팔의 보석'이라 불리는 포카라(Pokhara)입니다. 카트만두에서 서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포카라는 안나푸르나 산맥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페와 호수가 펼쳐진 휴양도시로, 여행자들에게 특히 사랑받는 곳입니다. 안나푸르나 산군, 다울라기리, 무스탕 트레킹의 거점이지만 트레킹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인 이 도시에서 즐길 수 있는 경험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포카라 여행 최적의 시기와 날씨 정보
네팔 포카라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방문 시기는 매우 중요합니다. 10월부터 4월까지가 포카라 여행의 황금기로, 이 시기에는 맑은 하늘과 쾌적한 기온으로 안나푸르나 산맥의 절경을 가장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11월과 12월은 산의 전망이 가장 좋은 달로,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물고기 꼬리 산)의 웅장한 모습을 놓치지 마세요.
여름철인 6월부터 9월까지는 몬순 시즌으로 비가 자주 내리고 구름이 많아 산맥 조망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관광객이 적어 한적하게 여행하실 수 있으며, 주변 폭포와 식물들이 더욱 생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페와 호수에서 즐기는 평화로운 보트 투어
포카라의 중심에 자리한 페와 호수(Phewa Lake)는 네팔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로, 포카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입니다. 호수에서는 다양한 보트 투어를 즐길 수 있는데, 전통 나무배인 '둥가'를 타고 호수를 가로지르며 안나푸르나 산맥이 수면에 비치는 환상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보트 투어 비용은 1시간에 약 500~700 네팔 루피(한화 약 5,000~7,000원)로, 오전 8시부터 10시 사이에 투어를 시작하시면 바람이 잔잔하고 안개가 걷혀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습니다. 페와 호수 보트 투어 중에는 호수 한가운데 자리한 바라히 사원(Tal Barahi Temple)을 방문해 보세요. 힌두교의 여신 바라히를 모시는 이 절은 네팔의 종교적 전통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세계평화탑에서 바라보는 파노라마 경관
포카라에서 가장 인상적인 전망을 자랑하는 세계평화탑(World Peace Pagoda)은 일본 불교 승려들이 건립한 하얀 불탑으로, 페와 호수 남쪽 언덕 위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까지는 두 가지 방법으로 접근 가능합니다.
네팔과 인도의 불교사원 중 '샨티'라고 이름지어진 하얀 거대한 스투파는 대부분 일본에서 건립한 것입니다.
첫째, 페와 호수에서 보트를 타고 건너간 후 약 45분간 언덕을 오르는 방법입니다. 경사가 있어 편안한 트레킹화와 등산 스틱을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택시를 이용해 반대편 도로에서 접근하는 방법으로, 체력 보존이 필요한 시니어 여행자에게 추천드립니다.
세계평화탑에서는 페와 호수를 내려다보는 전망과 함께, 맑은 날에는 안나푸르나 산맥의 파노라마 뷰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출과 일몰 시간에 방문하시면 황금빛으로 물드는 히말라야의 장관을 경험하실 수 있어요.
데비스 폭포와 구프테슈워 동굴 탐험
포카라 남쪽에 위치한 데비스 폭포(Devi's Falls)와 바로 옆에 위치한 구프테슈워 동굴(Gupteshwor Mahadev Cave)은 함께 방문하기 좋은 명소입니다. 데비스 폭포는 세티 강물이 지하로 사라지는 독특한 폭포로, 특히 몬순 시즌에는 물살이 더욱 강해져 압도적인 광경을 연출합니다.
구프테슈워 동굴은 힌두교 신 시바를 모시는 동굴 사원으로, 내부에서는 데비스 폭포의 물이 동굴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두 곳 모두 입장료는 외국인 기준 약 100 네팔 루피(한화 약 1,000원)로 저렴하며,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데 도보로 약 5분이면 충분합니다.
주의사항: 동굴 입구는 계단이 많고 미끄러울 수 있으니 편안한 신발과 손전등을 준비하세요. 또한 내부가 습하고 어두우므로 관절이 좋지 않으신 분들은 동굴 입구에서만 구경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국제산악박물관에서 배우는 히말라야 등반 역사
히말라야 등반에 관심이 있는 여행자라면 국제산악박물관(International Mountain Museum)을 꼭 방문해보세요. 이 박물관에서는 히말라야 등반의 역사, 네팔의 다양한 민족 문화, 그리고 산악 생태계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박물관 내부에는 실제 등반에 사용된 장비들, 네팔 민족의 전통 가옥 모형, 그리고 히말라야 산맥의 3D 모델 등 다양한 전시물이 있어 히말라야 트레킹을 직접 하지 않더라도 그 경험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외국인 기준 약 500 네팔 루피(한화 약 5,000원)이며, 박물관 투어에는 약 2시간이 소요됩니다.
사랑곳에서 즐기는 황홀한 일출 감상
포카라에서 꼭 경험해야 할 것 중 하나는 사랑곳(Sarangkot)에서의 일출 감상입니다. 포카라 북서쪽 언덕에 위치한 사랑크트는 안나푸르나 산맥과 다울라기리 산맥, 그리고 포카라 계곡의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입니다.
이른 아침(보통 오전 5시~5시 30분 출발)에 호텔에서 택시나 투어를 예약하여 사랑크트에 도착하면, 태양이 히말라야 산맥을 금빛으로 물들이는 장엄한 광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안나푸르나 I봉(8,091m), 안나푸르나 남봉(7,219m), 그리고 마차푸차레(6,993m)가 일출 때 가장 아름답게 빛납니다.
준비물: 새벽에는 춥기 때문에 따뜻한 재킷, 모자, 장갑을 준비하시고, 좋은 사진을 위한 카메라와 삼각대도 잊지 마세요. 또한 간단한 간식과 따뜻한 차를 담은 보온병도 유용합니다.
사랑곳은 한글의 '사랑'이라는 글자가 포함되어서인지 이름만으로 우리에겐 무척 낭만적인 곳처럼 느껴집니다. 12월 겨울이 오기전에 방문하면 마차푸차레(물고기 꼬리모양 봉우리)에 눈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올드 바자르에서 만나는 네팔 전통 문화
포카라의 올드 바자르(Old Bazaar)는 현대적인 레이크사이드 지역과는 다른, 전통적인 네팔의 모습을 간직한 곳입니다. 비눌라 강가에 있는 이 전통 시장에서는 네팔 특유의 건축물, 사원, 그리고 다양한 민족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빈다바시니 사원(Bindhyabasini Temple)은 올드 바자르의 중심에 위치한 힌두교 사원으로, 현지인들의 종교 의식을 관찰할 수 있는 곳입니다. 시장에서는 네팔 전통 공예품, 향신료, 그리고 지역 특산물을 구매할 수 있으며, 가격 흥정은 필수입니다.
올드 바자르를 방문하실 때는 오전 중에 방문하시는 것이 좋으며, 복잡한 골목길을 탐험하기 위해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세요. 사진 촬영 시 현지인의 동의를 구하는 것은 기본 예의임을 잊지 마세요.
포카라에서의 숙박 선택 팁
포카라에서는 크게 두 지역에서 숙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레이크사이드(Lakeside)는 관광객이 주로 머무는 지역으로, 다양한 수준의 호텔과 레스토랑, 상점이 밀집해 있습니다. 페와 호수가 가까워 전망이 좋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편리합니다.
반면 담사이드(Damside)는 레이크사이드보다 조용하고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기 좋은 지역입니다. 특히 50~60대 여행자들에게는 평화로운 분위기와 아름다운 정원을 갖춘 부티크 호텔이나 리조트가 많은 담사이드가 추천됩니다.
추천 숙소: 티카 리조트(Tika Resort), 호텔 바라히(Hotel Barahi), 피쉬테일 롯지(Fishtail Lodge) 등은 편안한 시설과 안나푸르나 산맥 및 페와 호수의 전망을 제공하는 중상급 호텔로, 시니어 여행자에게 적합합니다. 1박 기준 평균 60~100달러 수준입니다.
한편 포카라에도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등이 있고, 한식당도 여러 곳 있습니다.
네팔 포카라는 히말라야의 웅장함과 평화로운 호수의 조화, 그리고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여행지입니다. 트레킹과 같은 격렬한 활동 없이도 안나푸르나의 장엄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어, 전세계 여행자에게 특히 이상적인 곳입니다.
네팔을 트레킹하시거나 룸비니 불교성지순례하시거나 포카라에서 2~5일 여행은 자체로 힐링이 될 것입니다.